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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문제 해결’ 어떤 고객도 차별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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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295회 작성일 24-04-19 17:10 SNS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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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문제 해결’ 어떤 고객도 차별받지 않는다


19일 ‘장애인의날’…장애인 전문 상담 ‘KT 고객센터’ 가보니

KT 고객센터의 백한솔 수어 전문 상담사가 지난 17일 영상 통화로 장애인 요금 상품에 대해 수어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KT 고객센터의 백한솔 수어 전문 상담사가 지난 17일 영상 통화로 장애인 요금 상품에 대해 수어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화면 속 청각장애인 고객의 문의에…상담사, 수어로 ‘또박또박’ 답변
2006년 첫 도입…작년엔 장애인 전용 ‘보이는 ARS’·‘바로 연결’ 확대
전문 상담사 국내 최대 130여명, 월 27만건 처리…점자 명세서도 제공

태블릿PC 화면 속 상담사의 손이 가슴높이에서 ‘또박또박’ 움직였다. 전체 화면에는 수어 상담을 요청한 고객의 모습이 보였다. 서로의 손짓이 오가더니 둘 다 오른손 손날로 왼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대화 주제는 고객이 가입한 ‘5G 심플 복지’의 요금액. 고객의 ‘감사합니다’라는 수어에 상담사가 화답하면서 상담이 마무리됐다.

KT 고객센터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해 수어 상담을 운영하는 모습이다.

'장애인의날’(4월20일)을 앞둔 지난 17일 방문한 KT 서울 광화문 고객센터는 헤드폰을 끼고 고객 문의에 응대하는 상담사들의 분주한 목소리로 가득했다. 이곳에는 ‘소리 없는 대화’로 고객을 만나는 상담사 2명이 있다. 한 달에 500여건을 담당하는 수어 전문 상담사들이다.

KT는 2006년 통신업계 최초로 수어 상담을 시작했다. 현재도 국내 최대 수준인 130여명의 장애인 전담 상담사가 전국 16개 고객센터에서 활약 중이다.

국내 최대 통합 콜센터를 만든 2014년 1만명이 넘던 상담사가 현재는 6000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월평균 480만건의 문의가 고객센터로 들어온다. 그중 인공지능(AI) 보이스봇이 단순 문의 130만여건을 처리하면, 상담사로 연결되는 게 350만건. 그렇다면 스마트폰 화면을 볼 수 없거나, 안내 음성을 들을 수 없는 장애인은 어떻게 상담받을 수 있을까.

KT 고객센터는 1년 전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는 개편을 진행했다. 현재 KT만의 서비스인 장애인 전용 ‘보이는 ARS’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담사 바로연결’이 그것이다. 매달 약 27만명이 장애인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가입 시 장애 등록을 한 고객은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100번·114번으로 전화하면 ‘보이는 ARS’ 화면이 나온다. 여기서 채팅·수어·e메일·상담사를 고를 수 있고, 수어를 선택하면 전문 상담사로 연결된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직통 번호(080-220-0114)로 걸면 바로 상담사에게 연결된다. 상담사는 장애인 고객이 연결되면 매뉴얼에 따라 통신 용어를 입말로 풀어 설명한다. ‘상계처리→다음 요금에서 차감’ ‘커버리지→서비스 이용 가능 지역’과 같은 식이다.

수어 상담을 10년째 하고 있는 백한솔 상담사는 “수어도 ‘약정기간 3년’을 ‘설치된 날로부터 시작해 끝나는 게 언제인데 그때 해지된다’는 식으로 풀어 전달할 수 있다”며 “장애인 상담이라고 문의 내용이 다르거나 당사자가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상담에서 장애 유무보다도 문턱이 되는 것은 나이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고령층이 통신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장애인 상담의 “이해할 때까지, 천천히, 한 가지씩 반복하고 기다린다”는 원칙은 ‘모두를 위한 서비스’로도 연결된다.

KT에서 매달 500부씩 점자 명세서를 찍는 것도 그러한 배려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홍서준 주임은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스마트폰 음성 읽기 기능을 사용하지만, 고령층은 실물이 익숙하다보니 여전히 점자 명세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유통·플랫폼·통신업 실태조사를 해보니 업체 172곳 중 11곳(6.4%)만이 청각장애인 대상 수어 상담 제도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해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된 지적이 나오면서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는 상담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양승만 KT 고객센터혁신팀 부장은 “고객센터는 모든 고객의 만족을 지향하지만, 비장애인에게 편한 서비스가 장애인은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맞춤형 서비스를 고민했다”며 “최근 AI 기술을 통한 개선 지점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