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로 갯벌체험이라니...세상 보는 눈 넓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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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476회 작성일 21-04-21 13:44 SNS 공유 :본문
[장애인의 날] 유니버설 관광을 말하다 ②
김지우 서울대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 대표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김지우 서울대학교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 대표가 지난해 전북의 한 갯벌에서 지인들과 바다휠체어(비치휠체어)를 이용해 체험을 하는 모습. 사진 / 김지우 대표
[여행스케치=서울]학교 선후배와 나누는 식사는 단순히 끼니를 위한 것만은 아닐 터. 함께하는 식사 자리는 대학생활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어쩌면 강의실 이상의 값진 공간일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 학생에게 이 같은 밥 한끼마저 버거울 때도 있다. 휠체어를 탄 학생을 허락하지 않는 대학가 음식점들이 많은 탓이다.
김지우 서울대학교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 대표(19)는 스스로 유니버설 관광환경에 눈을 떴다. 교통과 관광 약자인 당사자로서 대학생활의 불편함을 직접 해소하려는 길에 올랐다. 요즘 김 대표의 휠체어가 기지개를 활짝 켰다. 모교인 서울대 인근 상권인 샤로수길 접근성 개선을 위해 서울관광재단(재단) 서울다누림관광센터(센터)와 힘을 합친 것.
이제는 모두를 위해… 샤로수길이 기대되는 이유
“선배와 후배와 밥을 먹으면서 경험을 나누고 학교생활에 공감하는 게 대학생활의 중요한 부분이죠. 그러나 장애인 학생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 같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물리적 환경에서 다른 학생과 차이가 생긴 셈인데 장애인 학생은 어떻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지난 15일 핸드폰 너머의 김 대표의 목소리는 때로는 떨렸다. 그는 “비좁은 골목길이 이어진 샤로수길은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든 식당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배리어프리(barrier free·고령자나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움직임) 학내 단체를 만든 이유이다.
“영세한 식당에 경사로를 설치해달라고 사장님들을 설득하는 건 쉽지 않아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그런 것(경사로)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도 들었어요.”
목마름에 샘을 판 김 대표, 그와 재단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고민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재단의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사업을 만난 것.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 부친 재단은 물리적 환경 개선 차원에서 관광편의시설 접근성 개선을 지원한다.
김 대표가 지적한 음식점이나 숙박시설 등의 출입구, 경사로, 자동문, 화장실 등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공사비용을 최대 1000만원(자부담 2%)을 지원한다. 사업 첫해인 2019년 53개소가, 이듬해인 2020년 60개소가 지원을 받았다. 또 재단은 이같은 시설에 대한 유니버설 인증시설로 지정하고 홍보를 돕는다. 관련 인증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310개소가 받았다.
“상권만 문제이겠어요.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교내에 부족한 점들이 많아요. 캠퍼스의 발 역할을 하는 셔틀버스 가운데 저상버스는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저 같은 교통약자를 위한 지원차량은 딱 1대 있고요.”
서울대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은 캠퍼스 안팎의 유니버설 환경을 겨냥했다. 샤로수길 개선뿐 아니라 마침내 배리어프리 캠퍼스를 꿈꾸는 것. 김 대표의 휠체어가 거침없는 까닭이다.
김지우 서울대학교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 대표(19)는 스스로 유니버설 관광환경에 눈을 떴다. 교통과 관광 약자인 당사자로서 대학생활의 불편함을 직접 해소하려는 길에 올랐다. 요즘 김 대표의 휠체어가 기지개를 활짝 켰다. 모교인 서울대 인근 상권인 샤로수길 접근성 개선을 위해 서울관광재단(재단) 서울다누림관광센터(센터)와 힘을 합친 것.
이제는 모두를 위해… 샤로수길이 기대되는 이유
“선배와 후배와 밥을 먹으면서 경험을 나누고 학교생활에 공감하는 게 대학생활의 중요한 부분이죠. 그러나 장애인 학생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이 같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물리적 환경에서 다른 학생과 차이가 생긴 셈인데 장애인 학생은 어떻게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요.”
지난 15일 핸드폰 너머의 김 대표의 목소리는 때로는 떨렸다. 그는 “비좁은 골목길이 이어진 샤로수길은 휠체어가 들어가기 힘든 식당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배리어프리(barrier free·고령자나 장애인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움직임) 학내 단체를 만든 이유이다.
“영세한 식당에 경사로를 설치해달라고 사장님들을 설득하는 건 쉽지 않아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그런 것(경사로)이 가능할까 하는 걱정도 들었어요.”
목마름에 샘을 판 김 대표, 그와 재단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고민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재단의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사업을 만난 것.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관광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 부친 재단은 물리적 환경 개선 차원에서 관광편의시설 접근성 개선을 지원한다.
김 대표가 지적한 음식점이나 숙박시설 등의 출입구, 경사로, 자동문, 화장실 등 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공사비용을 최대 1000만원(자부담 2%)을 지원한다. 사업 첫해인 2019년 53개소가, 이듬해인 2020년 60개소가 지원을 받았다. 또 재단은 이같은 시설에 대한 유니버설 인증시설로 지정하고 홍보를 돕는다. 관련 인증은 2019년과 2020년 각각 310개소가 받았다.
“상권만 문제이겠어요.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교내에 부족한 점들이 많아요. 캠퍼스의 발 역할을 하는 셔틀버스 가운데 저상버스는 단 한 대도 없습니다. 저 같은 교통약자를 위한 지원차량은 딱 1대 있고요.”
서울대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은 캠퍼스 안팎의 유니버설 환경을 겨냥했다. 샤로수길 개선뿐 아니라 마침내 배리어프리 캠퍼스를 꿈꾸는 것. 김 대표의 휠체어가 거침없는 까닭이다.
바다휠체어로 생애 첫 갯벌체험에 나선 김 대표(오른쪽)가 지인들과 기쁨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김지우 대표
“휠체어로 갯벌·백사장 씽씽 달려요”
지난해 김 대표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전북의 한 바닷가에서 갯벌 체험을 하고 모래사장을 거닐었다. 휠체어 바퀴가 푹푹 빠지는 갯벌과 해변에서 여행이라니…. 비결은 바다휠체어에 있었다. 비치휠체어로도 불리는 이 휠체어는 폭이 넓은 바퀴를 적용해 갯벌과 모래밭을 누빌 수 있다.
“신세계였죠. 갯벌은 어렸을 때 가족의 도움으로 들어간 것 말고는 없었어요. 혼자서 갯벌을 느낀 건 생애 처음이랄까요.”
그때의 기쁨이 떠오르는 듯 그의 목소리는 빨라지고 높아졌다. 김 대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행할 때 갯벌과 백사장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바다휠체어가 있으니 여행 코스에 꼭 챙길 것”이라고 귀띔했다. 휠체어와 같은 보조기기는 단순히 신체를 보조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바다휠체어처럼 보조기기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몸을 좀 더 편하게 하는 한편 더 너른 세상을 만나게 하죠. 여행의 폭, 경험의 기회를 넓혀줘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키우게 합니다. 마음가짐도 새로워지고요.”
이쯤이면 김 대표의 ‘보조기기 철학’일성 싶다. 보조기기의 경우 센터가 용산구의 대여소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수전동휠체어, 바다휠체어(해변용휠체어), 이동식 경사로, 목욕의자 등 12종이나 된다.
센터는 또한 이동편의를 위해 휠체어와 리프트가 장착된 미니밴을 운전기사까지 무료 지원한다. 방역수칙에 맞게 8인승(휠체어석 4석/일반석 4석)이나 9인승(휠체어석 2석, 일반석 7석) 미니밴으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이제는 바다를 여행 코스에 넣는다는 김 대표. 그를 실은 미니밴의 여정은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미니밴에 바다휠체어를 싣고 동해의 푸른 바다를 마주할 거라는 상상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지난해 김 대표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전북의 한 바닷가에서 갯벌 체험을 하고 모래사장을 거닐었다. 휠체어 바퀴가 푹푹 빠지는 갯벌과 해변에서 여행이라니…. 비결은 바다휠체어에 있었다. 비치휠체어로도 불리는 이 휠체어는 폭이 넓은 바퀴를 적용해 갯벌과 모래밭을 누빌 수 있다.
“신세계였죠. 갯벌은 어렸을 때 가족의 도움으로 들어간 것 말고는 없었어요. 혼자서 갯벌을 느낀 건 생애 처음이랄까요.”
그때의 기쁨이 떠오르는 듯 그의 목소리는 빨라지고 높아졌다. 김 대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여행할 때 갯벌과 백사장은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바다휠체어가 있으니 여행 코스에 꼭 챙길 것”이라고 귀띔했다. 휠체어와 같은 보조기기는 단순히 신체를 보조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바다휠체어처럼 보조기기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몸을 좀 더 편하게 하는 한편 더 너른 세상을 만나게 하죠. 여행의 폭, 경험의 기회를 넓혀줘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키우게 합니다. 마음가짐도 새로워지고요.”
이쯤이면 김 대표의 ‘보조기기 철학’일성 싶다. 보조기기의 경우 센터가 용산구의 대여소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수전동휠체어, 바다휠체어(해변용휠체어), 이동식 경사로, 목욕의자 등 12종이나 된다.
센터는 또한 이동편의를 위해 휠체어와 리프트가 장착된 미니밴을 운전기사까지 무료 지원한다. 방역수칙에 맞게 8인승(휠체어석 4석/일반석 4석)이나 9인승(휠체어석 2석, 일반석 7석) 미니밴으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이제는 바다를 여행 코스에 넣는다는 김 대표. 그를 실은 미니밴의 여정은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미니밴에 바다휠체어를 싣고 동해의 푸른 바다를 마주할 거라는 상상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