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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안마바우처 지원 받기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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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17회 작성일 24-02-16 14:18 SNS 공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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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안마바우처 지원 받기 참 어렵다

며칠전 필자가 시각장애인 A 씨와 같이 갈 곳이 있어 자비콜을 탔다. 부산에는 장애인콜택시로 두리발과 자비콜이 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두리발을 이용하고 그 외는 자비콜을 이용한다.

자비콜은 시각장애인이 많이 이용하므로 택시기사가 A 씨가 시각장애인임을 알고 안마바우처 받기 정말 어렵다고 넋두리를 늘어 놓았다. 자비콜은 1998년 개인택시 불자들로 구성되었으나 현재는 종교하고는 무관하지만 개인택시라 대부분의 기사들이 나이가 많다.

택시기사는 안마바우처 신청한 지가 올해가 3년 째인데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되는 무슨 방법이 없느냐고 물었다.

장애인콜택시 자비콜. ⓒ이복남 
  장애인콜택시 자비콜. ⓒ이복남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비가 오려나?” 날궂이를 한다. 나이가 들면 특별한 병이 없어도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서 누가 좀 주물러 주면 좋겠는데 그럴 사람이 없다. 가끔 텔레비전 드라마 같은 데서 양반집 마나님들은 노비들이 주물러 주고. 여염집 할머니들은 아들 손자 며느리가 주물러 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시각장애인을 소경 또는 봉사라고 했다. 소경(少卿)은 고려시대 종4품 벼슬이고 봉사(奉事)는 조선시대 종8품 벼슬이름이다. 눈을 감은 시각장애인은 송경(誦經) 즉 경 읽고 점치는 것이 직업이었다. 시각장애인이 송경을 위해 남의 집을 드나들기가 쉽지 않아 소경 또는 봉사라는 직함을 임의로 부여하지 않았나 싶다.

세월이 지나 송경은 안마지압으로 바뀌었다.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직업은 사실상 안마와 지압뿐임으로 특수학교에서 3년, 안마수련원에서 2년 동안 이료과목(理療科目)으로 안마지압 등을 배우고 실습을 거쳐 국가자격증을 받는다.

조선 후기에도 시각장애인이 송경으로 돈을 벌자 비시각장애인들이 송경을 하기 시작했다. “有目人 誦經時 擧丈打殺(유목인 송경시 거장타살)” 눈을 보는 자가 경을 읽을 시 지팡이로 때려 죽여도 좋다는 내용이다. 조선 후기 동래부사가 써 준 판결문이라고 하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산맹인역리학회에서 간직해왔으나 눈감은 사람들의 한계로 인해 안타깝게도 유실되었다고 한다. 필자도 그 판결문은 직접 보지는 못했고 관계자들로부터 전해 듣기만 했다.

어느 안마사의 안마모습. ⓒ이복남

  어느 안마사의 안마모습. ⓒ이복남


요즘은 비시각장애인이 여러 형태의 불법 마사지 등으로 판을 치는 통에 시각장애인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현대에 와서 비시각장애인이 안마지압을 한다고 해서 예전처럼 지팡이로 때려죽일 수 있는 세상도 아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고심을 했는지 꿩 먹고 알 먹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방안을 제시했으니 이른 바 시각장애인 안마를 위한 바우처 사업이다.

안마바우처는 2009년 4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불편한 노인분들에 건강관리 차원에서 안마지압을 해주자는 ‘안마바우처’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안마바우처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지체 및 뇌병변장애인과 65세 이상의 노인 중 근골격계통이나 신경계통 질환자를 대상으로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 120% 이하인 가구가 신청 대상이었다.

일반 시민들이 ‘안마바우처’도 잘 모를뿐더러 신청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해서 2019년부터 60세 이상과 전국 가구 중위소득 150% 이하이고 지체 및 뇌병변 등록 장애인은 연령과 무관하고,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해 상이등급 판정을 받은 자도 근골격계, 신경계, 순환계 질환이 있는 자는 가능하다.

안마바우처는 주 1회(월 4회) 1년간 이용할 수가 있고, 1년을 더 연장할 수가 있으며 서비스 가격은 월 168,000원인데 바우처 지원액이 151,200원이고 본인부담금은 16,800원이다, 1회 본인 부담비용은 4,200원인데 기초생활수급자는 절반이다. (2024. 1월 현재 부산시 기준)

간혹 서비스 기간이 12개월이 아니라 10개월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지자체에 따라서 달라질 수도 있는 것 같다.

안마바우처 서비스 지원 신청자는 읍 · 면 · 동 주민센터에 비치된 신청서를 작성하고 진단서, 진료확인서, 소견서, 처방전(질병분류코드 M, G, I 및 R81, E10~15) 중 하나를 제출해야 한다.

안마바우처 신청. ⓒ부산시사회서비스원
안마바우처 신청. ⓒ부산시사회서비스원

<안마바우처 신청 대상자>

1. 거주지 복지센터 방문 전 전화로 신청기간, 자격요건, 필요서류 등 확인하기.

2. 필요한 서류 챙기기(질병코드가 적힌 진단서, 진료확인서, 소견서, 처방전 중 1개, 소득을 증빙할 수 있는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혹은 납부영수증 중 1개.

3. 주민등록증이나 건강보험증, 필수서류를 지참해 주거하는 읍면동 주민센터 방문하기.

<안마바우처에 필요한 질병분류코드>

·M : 근골격계통 (근육통, 신경통, 디스크, 퇴행성관절염)

·G : 신경계통 (뇌경색, 뇌출혈, 치매)

·I : 순환계통 (고혈압, 고지혈증, 혈액순환장애)

·R81 : 당뇨

·E10~E15 : 당뇨병, 비 당뇨병성 저혈당성 혼수

시각장애인에게 안마를 받으려면 1회에 5만 원 내지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므로, 누구나 1회에 4,200원 하는 안마바우처를 받고 싶어 하지만 장애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는 60세 이상 어르신과 지체 및 뇌병변 등의 장애인인데, 장애인은 나이제한이 없을 뿐 질병분류코드는 똑같이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도 우선순위에서 밀리기는 마찬가지다.

필자에게 택시 기사 뿐 아니라 장애인도 가끔 전화가 온다. 어떻게 하면 안마바우처를 받을 수 있느냐고. 세상에 그런 방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그런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날 택시기사는 참 난감한 질문을 하나 더 보태었다.

“우리같이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이순으로 선정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라고 했다. 그 택시기사는 허리가 아파도 참고 일한다고 했다.

결국 문제는 예산이 아니겠는가. 부산시에 문의를 했다.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예산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필자가 알고 싶은 것은 안마바우처 1년 예산이 얼마이며, 그리고 1년에 몇 명이나 안마바우처를 받는가이다. 그런데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 사업은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9개 항목 속에 포함되어 있고 안마바우처만 따로 되어 있지 않아서 알 수 없다고 한다.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은 2023년에는 210억이었고 올해는 10억이 증액되어 220억인데 중앙정부에서 70% 지방정부에서 30%를 부담하는데 부산시에서 15% 시군구에서 15%를 부담한다고 한다.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부산시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 ⓒ부산시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는 정부(중앙정부, 부산시, 시군구)에서 시행하지만 시행기관은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운영하는 안마원이다. 이들 안마원을 관리하는 부산안마사협회 이남구 회장에게 문의를 했다.

안마사협회에도 안마바우처를 신청하는데 2~3년씩 기다린다는 항의 전화가 많이 온다고 했다. 이남구 회장이 알기로는 신청자 중에서 일반질환자, 의료급여자,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그리고 M(근골격계통) 코드에서 선발하는 것 같은데 M코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으므로 구군에서도 선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이건 우리끼리 하는 말이지만, 일반 사람들은 60세부터인데 60세부터 선발하면 좋겠지만, 이 법의 취지가 취약계층의 노인건강관리이므로 고령자 순으로 선별하는 것이 공무원 입장에서는 더 수월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얼마 전 한 장애인이 필자에게 '자기는 안마바우처를 신청했는데 안 되더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무슨 이유인가 싶어 그 장애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장애인이 탈락한 이유는 집이 너무 부자라서 탈락한 것 같았다. “부자는 자기 돈 내고 안마를 받으라는 것이잖아요.”

이남구 회장님도 택시기사처럼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은 굳이 안마바우처가 아니더라도 자기 돈을 지불하고 안마를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안마바우처 대기자가 이렇게 계속 누적된다면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대한안마사협회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편재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현재 안마바우처는 안마바우처 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자기가 원하는 안마원을 찾아서 안마를 받고 있는데, 노인장기요양보험에 편재가 될 수 있다면 노인요양병원이나 주간보호센터 또는 각 가정에 안마사가 방문하여 안마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마사협회 행사에서 인사하는 이남구 회장. ⓒ이복남 

안마사협회 행사에서 인사하는 이남구 회장. ⓒ이복남
아무튼 현재는 안마바우처 신청자보다 책정된 예산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 같은데 무작정 예산을 늘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신청자 연령을 60대 70대 80대를 퍼센트로 안배해서 좀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없으세요?”

“안마바우처에 선정되어 우리 안마원을 찾아오는 사람도 우리 고객이니까, 안마바우처가 끝나도 다시 올 수 있도록 최상의 고객으로 접대하고, 그리고 안마사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절대로 부정수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부정수급이란 안마바우처에 선정된 사람이 그 안마원을 선정하고도 자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대리로 안마를 받게 하는 사례가 가끔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이렇게 공개해도 괜찮을까요?”

“우리의 치부도 부끄럽다고 감출 것이 아니라 몇 명 안마사들이 부정수급을 하는 바람에 전체 안마사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니 절대로 부정수급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안마바우처 대상자들도 다른 사람이 대리로 안마를 받는 일은 없으시기 바랍니다.”

안마바우처는 대체로 매년 1월 말까지 신청을 받고 2월 10일경에 선정을 한다. 물론 지자체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거주지 주민센터에 문의해 보시기 바란다.

그런데 책정된 예산은 적고 신청자는 많아서 부산 동구의 경우 어느 동에서는 신청자가 다 찼다고 더 이상 접수를 안 받는다고 항의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럴 거면 처음부터 선착순이라고 공고를 하지, 그야말로 행정편의주의가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안마바우처로 선정이 되면 1회에 4.200원인데 누가 5만 원 내지 10만 원씩 내고 안마를 받으려고 하겠느냐고, 안마바우처에 신청자가 몰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올해 부산의 경우 사실상 2회 서비스(이하 재진입)를 받으려 하는 사람들에게는 서비스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즉,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B 장애인은 자기는 2023년도에 한번 받았는데 올해도 한번 더 받고 싶은데 안 된다고 하니 난감하다고 했다. B 씨가 제시하는 대안으로는 첫째, 재진입(2회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은 현재 본인 부담금 10%를 20% 정도로 인상하고, 둘째, 재진입하려는 사람들을 신규 신청자와 비율로 정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시각장애인 안마바우처 서비스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아무튼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에서 오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나랏일 하시는 높으신 분들, 여린 백성을 어여삐 여기사 안마바우처 예산을 좀 더 확충하여 제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 주옵소서.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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