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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이준헌 기자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을 바닥이 통유리로 된 케이블카에 타지 못하도록 한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케이블카 운영업체는 안전을 위해 탑승을 제한했다고 했지만 인권위는 동종 케이블카에서 목발로 인한 파손 사례가 없고, 바닥 면이 고무로 마감된 목발을 준비하는 등의 방법으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목발 사용자 A씨는 지난해 4월 바닥이 통유리로 돼 있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려다가 거절당했다. 케이블카 업체는 목발이 케이블카 바닥의 강화유리를 파손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A씨는 “직원에게 목발의 바닥 고무에 돌이 끼어있지 않는 등 고무의 상태를 확인해줬지만 직원이 목발 사용을 이유로 탑승을 제한했다”며 인권위에 탑승 금지는 장애인 차별이라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했다.

업체는 목발 사용자의 탑승을 제한하는 규정이 강화유리 파손으로 탑승객이 느낄 심리적 불안정과 공포·공황을 예방하려는 조처라고 인권위에 해명했다. 업체는 케이블카 제작사의 유지보수 매뉴얼 등에는 금속성 물체가 유리에 닿지 않아야 한다고 돼 있다면서 “모래·자갈·금속 등에도 파손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휠체어와 유아차, 지팡이도 탑승을 제한하고 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끝이 날카롭고, 철 등의 재질로 이뤄진 물품”에 대해 반입 제한 조치는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케이블카 바닥은 “3단으로 구성돼 1단 강화유리가 깨져도 2단 및 3단 강화유리가 받치고 있어 안정성에 이상이 없는 구조”이지만 “강화유리 1단에 균열이 발생하면 구조적 이해가 없는 탑승객으로서는 추락 공포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권위는 다른 지역에서 운행하는 동종의 케이블카가 목발 사용을 제한을 두지 않고 있고,목발로 인한 강화 유리 파손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목발 바닥이 고무로 마감돼 충격 흡수를 할뿐더러 고무가 닳아 금속 재질의 부위가 노출되면 맨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목발 상태를 확인해 위험 요소가 없다면 탑승을 허용하거나, 목발에 문제가 있어도 업체에서 안전한 목발을 마련해 임시 제공하는 등 탑승을 제한하지 않고도 강화 유리 파손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