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차별과 편견, 걱정 어린 시선은 이제 그만. 그들에게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선택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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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405회 작성일 16-03-16 13:11 SNS 공유 :본문
장애인에게 차별과 편견, 걱정 어린 시선은 이제 그만. 그들에게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의 선택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경수 소장
최종 기사입력 2016-03-0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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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나의 일부일 뿐 그것으로 인해 내 삶이 불행한 것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한 여성이 여기 있다. 부산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노경수 원장은 걷지 못하고 팔도 잘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를 가졌지만 그 장애로 인해 장애인을 더 이해하며 장애인이 자립하여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녀는 장애인을 바라볼 때 장애가 아닌 사람 자체를 봐달라고 말한다. 그들이 세운 업적 하나로 그들을 위대하다며 칭송하거나 장애만을 확대하여 바라보지 않기를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했다. 장애인을 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가 될 수 있게 온 힘을 쏟고 있는 노경수 소장을 만나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자립생활 강의를 하고 있는 노경수 소장 (사진=이선아 기자) |
▲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장애인자립생활센터란 장애인의 자기결정권, 선택권, 책임을 기본으로 하는 자립생활 이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조직입니다. 여기서 자립생활은 장애인 당사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하나의 이념으로서 장애인 본인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중요시하며 다른 사람과 동등한 기회를 얻기 위한 장애인들의 전 세계적인 운동입니다.
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보편적 생활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이 배재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배제 받으며 여전히 한 시대를 공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 시대에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장애인의 입장으로서 달라졌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그런 장애인들이 지극히 평범하고 보편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곳입니다.
이 곳 사상구는 2010년 2월에 설립되었으며 우리나라에 이러한 센터가 들어온 것은 15년 정도 되었어요. 1960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장애인 자립생활운동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한국에도 들어오게 되었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장애인 스스로도 획기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었죠. 현재 부산에 이런 기관이 16곳 정도 있으며 앞으로도 더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동료상담 (사진=이선아 기자) |
▲ 장애인자립센터라니 조금은 생소한데요. 센터 내에 많은 사업영역이 있는데 그 중 활동이 제일 활발한 영역은 무엇인가요?
사업은 약 7개 분야로 나뉘는데 권익옹호, 자립생활기술훈련, 동료상담, 정보제공, 보장구수리, 주거개선, 지역사회 등이 있습니다. 이 중 활동이 활발한 영역은 자립생활기술훈련, 동료상담, 권익옹호 등인데 특히 자립생활기술훈련에 주력을 쏟고 있습니다.
자립생활기술훈련이란 장애인들이 보편적인 삶이 아닌 사회와 분리된 삶을 살아오다 보니 누구나 당연히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습득이 안 되어 있는데 그 부분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사업이에요. 예를 들면 은행업무 같은 것들이요. 장애인들은 어릴 때부터 돈이라는 개념 없이 살아왔기 때문에 스스로 돈 관리를 해 본 적이 없어요. 이러한 일상적인 것들을 가르치고 훈련합니다. 금전관리 외에도 대중교통을 타는 방법과 활동보조서비스(국가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고용한, 장애인의 활동을 도와주는 사람을 통틀어 말함)를 어떻게 활용하여 보다 더 다양한 경험을 하는 삶을 살 것인지를 하나하나 일러주고 가르쳐줍니다.
그 외에도 장애인이 살아가며 겪는 불이익이나 차별 등의 문제를 장애인의 입장에서 옹호하는 권익옹호사업과 장애인이 지역사회와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서비스와 자원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제공사업, 장애인이 살아가며 겪는 인간관계와 장애에 대한 문제를 상담하고 그들을 지지하고 지원함으로서 용기를 얻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료상담사업 등이 있습니다.
사상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자립생활운동을 하는 모습 (사진=이선아 기자) |
▲ 시설에서 나와서 자립생활을 택하는 장애인들은 어떠한 생각으로 그 선택을 하게 되나요?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있을 것 같아요.
입장을 바꾸어서 신체에 문제가 없던 사람이 어느 날 못 걷게 되어 시설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가정해볼게요. 어느 시설이든 그 안에는 규율과 규칙이 존재하고 그러한 시설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들이 나를 관리하고 통제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욕구, 자유 같은 부분은 침해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죠. 항상 통제와 관리를 받고 사는 그런 삶이 행복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도저히 행복할 수가 없어요.
장애인에게도 삶을 살아갈 때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보는 많은 시선은 장애인이 시설에서 제공하는 편의와 보호를 받으며 살면 될 것을 왜 굳이 불편한 신체로 사회에 나와서 힘들게 혼자 살아가려고 하느냐는 것입니다.
장애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차별이고 부당한 대우입니다. 비장애인처럼 장애인도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고 자립하는 삶을 살아야하며 이것이야말로 센터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현재 실제로 장애인이 스스로 자립한 경우가 약 20여 건입니다. 그들은 밥도 떠먹여 줘야하는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들이에요. 그들에게도 삶의 의지가 있고 지향하는 가치관이 있으며 생각이 있습니다. 거동이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립을 하며 새롭게 태어났고 지금 완전히 바뀐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 어떤 마인드로 센터를 운영을 해나가고 계십니까?
초심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너리즘이라는 말이 있듯이 오래 일을 해서 익숙해지면 그에 대한 가치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저 또한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 시설 안에서 오래 생활했었고 그 때문에 제도권 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어요. 사회에 나와서 자립생활센터를 만나 인생이 지금 이렇게 변했죠.
그 옛날을 항상 기억합니다. 과거의 나처럼 살고 있는 장애인들이 지금의 나처럼 사회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장애물인지, 어떤 것이 개선되어야 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항상 생각하고 연구합니다. 한 사람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 앞으로 이 분야에서 계획이나 꿈이 있으신가요?
하루의 삶이라도 있는 힘을 다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예전과 달리지금의 저는 미래에 통일을 꿈꾸고 상상합니다. 여러 가지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통일은 언젠가 꼭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있어요. 후에 통일이 되면 북한에 가서 자립센터를 세우고 싶어요. 북한에도 있을 장애인들을 위해 이러한 자립생활을 전파하고 그들을 돕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들이 충분히 누릴 수 있는 인생의 다양한 경험과 아름다운 삶을 선택하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지하고 도울 것입니다.
이선아 기자 jaebok369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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